【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부모가 걸어가는 길을 보면 아이의 미래가 보인다고 한다. 아이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아이의 미래가 결정된다. 특히 아빠의 존재는 엄마의 존재만큼 아이에게 엄청난 영향을 준다. 아이들의 인생에서 처음 만나는 믿음직하고 힘이 센 첫 번째 남자가 아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빠의 대부분이 '육아는 엄마의 몫'이라고 생각하며 뒤로 물러선다. 아빠가 아이에게 바른 삶의 습관을 물려줄 때 아이들은 그걸 본받아 바른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 때문에 아빠들은 미래의 아이를 위한 좋은 습관을 갖고 이를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신간 '아이의 미래, 아빠하기에 달렸다(김근규 지음, 21세기북스 펴냄)'가 제시하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습관을 알아보고 실천해보자. 아빠의 좋은 습관을 아이가 저절로 따라하게 될 것이다.
◇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좋은 아빠, 바람직한 아빠가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이 바로 일관성이다. 어떤 때는 큰 잘못을 했는데도 묵인하고, 어떤 때는 큰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도 심하게 야단친다면 아이들은 잘잘못의 기준을 몰라 혼란스럽기만 하다. 아빠가 일관성 있게 행동해야 아이는 아빠를 신뢰하고 아빠를 본받을 수 있는 만큼 아빠는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며 일관성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일관성 있는 아빠가 되기 위해선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고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 좋은 일이 있다고 들뜨지도, 어려움에 부딪혔다고 조급해하지 않는다. 또한 가족이 필요로 할 때 함께 있어줘야 한다. 아내나 아이가 아프면 약을 사주며 챙겨주고 아이가 지금 하고 있는 일과 문제들을 함께 나누려고 노력한다.
무엇보다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지 않고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아이가 아빠를 믿지 못하면 세상 누구도 믿을 수 없다. 약속은 사람과 사람이 지켜야 할 기본자세라는 것을 아이가 배울 수 있도록 아빠가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
◇ 하루 한번 아이 앞에서 아내를 칭찬한다
아이가 행복하길 원한다면 부부가 먼저 행복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부모가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며 자란 아이들은 심리적으로도 안정되고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자신감을 갖는다. 아빠가 엄마를 사랑하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준다면 이는 어떤 것보다도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루 한번, 아이 앞에서 아내를 칭찬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 보자.
만약 어쩔 수 없이 아이들 앞에서 아내와 다투는 모습을 보였다면 반드시 아이들 앞에서 화해하는 모습도 보여야 한다. 아이들이 친구와 싸우면 화해하길 강요하면서 정작 부모가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모순이다.
아내와 아이들은 아빠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가정은 아이가 경험하는 첫 번째 사회다. 아내를 존경하고 아이를 사랑하는 모습을 끊임없이 보인다면 아이들은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자라게 된다.
◇ 아이와 언어로 대화한다
아이를 잘 이해하고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는 아이의 수준에 맞춰 아빠 스스로 낮아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빠와 아이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말로 이야기를 나눌 때 아이들은 마음을 열고 자신의 생각을 거리낌 없이 표현한다.
아이와 대화할 때는 아이들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친숙한 언어를 사용해보자. 아이들은 상대방의 말이 쉽게 이해되고 공감될 때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게 된다. 간혹 아빠들은 아이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데, 이는 아빠의 말이 어렵고 가슴에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와의 대화를 잘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들의 흥미와 관심사를 파악하는 게 좋다. 장난감, 놀이, 동화책, 게임, 친구, 간식 등 아이들이 친숙해하는 소재로 이야기를 시작하면 짧은 시간에 아이들과 친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아빠와 아이가 존대어로 대화를 주고받는 것도 괜찮다. 아이에게 존대어를 하는 게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존대어는 아이들의 말에 더 귀 기울이고 아이들의 속마음을 잘 헤아리고 싶은 존중의 의미가 있다. 아빠가 아이들을 존중하는 말과 행동을 보일 때 아이도 상대방을 존중하는 습관을 갖게 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 책 읽어주는 아빠가 된다
책읽기는 아빠와 아이의 관계를 더욱 친밀하게 만든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하는 놀이는 함께 뛰고 뒹구는 동적인 활동에 치우쳐 있다. 물론 동적인 상호작용은 신체적 유대감을 높여주는 데 좋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정적인 활동도 필요하다. 그 대표적인 정적인 활동이 바로 책읽기다. 아이들은 아빠의 목소리를 들으며 정서적 공유를 시작하는데, 이는 아이와 아빠의 밀도 높은 애착관계를 형성시킨다.
책 읽기는 언어 발달의 이정표라 할 수 있다. 영유아기에 한번 입력된 언어적 경험은 자연스레 습득돼, 강력한 언어 발달 체계의 기본이 된다. 언어가 발달하면 아이의 인지발달도 가능해지고 사회적 상호작용이 원활하게 된다.
아이들은 본 만큼 말하고 자신이 경험하고 이해한 만큼 쓴다. 아빠가 정성스레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세상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강한 힘이 있다. 아이들은 아빠가 읽어주는 동화 속에서 무한한 상상력과 미래의 꿈을 키워나갈 것이다.
◇ 칭찬은 구체적으로 한다
칭찬에는 나름의 법칙이 있다. 계속해서 반복되는 칭찬은 처음에는 기분이 좋지만 횟수가 거듭될수록 신뢰감이 떨어진다. 아빠가 아이들의 행동에 관계없이 반복해서 칭찬하면 아이들을 습관적인 말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고 아이의 잘못을 신랄하게 비판해 상처를 주는 것도 안 된다. 칭찬과 격려는 적절한 균형을 맞춰야 한다. 아이가 잘했을 때는 칭찬으로 격려하고 잘못했을 때는 꾸지람으로 나무랄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칭찬을 할 때는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하는 게 좋다. "아빠 말을 잘 들어서 고마워요"가 아닌, "오늘 동생에게 장난감도 갖고 놀게 해주고 아빠가 어깨 아픈데 안마도 해줘서 정말 감동했어. 고마워요"라고 말해야 아이는 더 큰 칭찬으로 느낀다. 칭찬은 상대방이 가진 장점이나 좋은 결과만을 높이 평가하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전달하면 그 또한 칭찬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 하루 10분의 놀이면 충분하다
아이들에게 있어 놀이는 삶의 전부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배우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 즉, 새로운 지식을 습득함은 물론, 관계와 역할에 대해 배우는 것 모두가 놀이를 통해 이뤄진다는 것이다.
아빠는 아이들의 제일 좋은 놀이파트너다. 놀이가 어려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아이와 함께하는 사소한 것들이 놀이가 될 수 있다. 아이들은 하나의 놀이에 익숙해지면 놀이를 변형하거나 새롭게 응용하려고 하는데, 이때 아이 스스로 무언가를 시도하거나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아이는 계속해서 창의적인 시도를 하고 성공하게 되면 자신감도 쑥쑥 자란다.
아이들의 놀이 형태와 방법은 제한을 둘 필요가 없다. 그저 아빠는 아이의 안전을 위해 위험 요소를 제거한 놀이 환경을 제공해주면 된다. 좋은 놀이터를 찾아, 좋은 장난감을 찾아가며 놀아주는 것만이 놀이는 아니다. 블록 쌓기 놀이든, 물총 놀이든 주변의 상황과 여건이 되는 대로 아이와 즐겁게 놀아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하루 10분이라도 괜찮다. 단 10분이라도 동심으로 돌아가 아이와 놀이에 집중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아이는 행복하다. 아이와 놀아준다고 생각하지 말고 함께 논다고 생각한다면 놀이시간은 아빠와 아이 모두에게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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