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쓰는 포르테 시승기
- 아기 사자 같은 포르테
* 이 글은 혼다 시빅과 비교한 내용 위주로 작성된 것임.
저 멀리서 임시번호판을 단 신차 한 대가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얼핏 봤을 때에는 푸조인가 했다. 다시보니 KIA 마크를 달고 있다.
'아, 포르테구나!'
"반갑다! 포르테! 예쁘게 생겼네!"
그렇게 포르테와 나는 친구가 되었다.
키를 받아들고 운전석에 앉았다.
스마트키라 스타트 버튼을 눌렀더니 시동이 걸린다.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일단은 강남을 벗어나서 좀 달려보자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가벼운 핸들
"우와~ 핸들이 가볍네?"
Civic도 핸들이 무겁다는 생각은 안 들었는데,
포르테를 운전하고 보니 시빅 핸들도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손으로 회전해서 유턴을 하는 데에도 전혀 무리가 없었다.
예전에 시승을 위해 MINI를 운전해 봤을 때 핸들이 이렇게 가벼웠다는 기억이 났다.
오...일단 가벼운 핸들, 아주 맘에 든다.
내부 인테리어와 장착되어 있는 악세서리들이 Civic과는 달라서 다소 낯설었다.
날씨가 너무 더워 에어콘을 틀었는데 mode 변경 버튼이 우측에 있어서 찾는 데에도 헤맸다.
에어콘 온도 조절은 Civic과 동일하게 버튼으로 돌려서 작동하는 방식이어서 사용하기에도 익숙했다.
슈퍼비전 클러스터
그리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슈퍼비전 클러스터.(하단에 동영상 참조)
MINI 또는 Civic을 연상케 하는 원형 디자인에, 실린더 측면에는 짙은 오렌지 빛에 가까운 무드 조명이 장착되어 있다.
'Trip' 버튼으로 여러 가지 모드를 설정할 수 있는데, 그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바로 '순간연비'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었다.
'순간연비'는 제네시스에도 장착되어 있는 것으로, 순간연비를 눈으로 확인하면서 운전을 하다보면
운전습관에 따라 표준연비 14.1km/l보다 더 높은 연비를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고속도로 주행시에는 순간연비가 20km/l까지도 나오는 걸 여러 차례 확인할 수 있었다.
주유비 부담이 나날이 높아지는 요즘, 연비야 말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이다. 포르테의 높은 연비와 운전 중에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순간연비’ 기능을 통해 경제적인 운전 습관을 익힐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음성인식 내비게이션, 블루투스, 아이팟 연결 USB, 충전용 잭 추가 등
이 밖에 미리 정보로 입수했던 음성인식 내비게이션과 블루투스 기능, 아이팟 연결 USB 탑재, AUX, 시거잭 외에 충전용 잭 추가 제공 등은 실제로 사용해보니 디지털 장비를 많이 사용하는 나에게는 매우 유용한 기능들이었다.
음성인식 내비게이션은 실제로 작동시켜 보니까 음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현상이 자주 발생했지만, 음성인식 기술이 아직까지는 그 정도 수준에 와 있기 때문에 포르테의 성능으로 평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 좀더 정확한 설명을 듣기 위해 제조사 측에 문의를 했다. 그랬더니 음성인식기술이 아직 테스트 중이기 때문에 양산형 차량에는 베타버전인 아닌 완성제품이 탑재될 것이라는 답변이 왔다. 내가 시승한 시험운행 차량에 탑재된 음성인식 내비게이션이 베타버전이라는 설명에 안심이 됐다. 어쨌거나 베타버전이라고 하더라도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를 배려해 최신기술을 탑재했다는 것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만약 제조사 측의 설명대로 음성인식 내비게이션이 테스트가 완료되어 양산형 차량에서도 제대로 작동된다고 했을 때, 내가 포르테 운전자라면 음성인식 기능을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될 것 같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도 핸드폰, 내비게이션, 라디오, 오디오 등의 기능을 음성으로 실행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루투스 기능은 블루투스가 장착된 핸드폰과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블랙잭과 연결해서 통화를 시도해 봤더니 울림현상이나 오류없이 제대로 작동이 되었다.
자주 사용하는 전화번호는 포르테에 직접 입력해 두고 블루투스로 핸드폰과 연결된 상태에서 바로 터치 스크린을 통해 전화를 걸면 되기 때문에 운전시 사용하기 매우 편리했다.
아이팟 연결 USB는 아이팟을 사용하는 유저들에게는 매우 어필할 만한 기능이다.
국내에서는 휴대폰으로 사용할 수 없지만 부가적인 기능 때문에 나는 늘 아이폰을 가지고 다니는데, 운전을 하면서 아이폰에 들어있는 음악들을 들을 수 없다는 것에 불만이 많았다.
포르테에 아이팟 전용 USB가 탑재되어 있다는 소식에 가방에 있는 아이폰을 연결해 봤더니 아이폰에 들어있는 음악들이 나오는 게 아닌가! 이 기능 또한 제네시스에서만 봤었는데, 포르테에도 장착이 되어 있어서 시빅 오너인 내게는 부러운 요소 중에 하나였다.
물론 다른 MP3플레이어나 PMP 등의 디지털 장비들을 연결할 수 있는 AUX 단자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작은 배려지만 시거잭 외에 충전잭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은 정말 부러운 요소 중에 하나였다.
요즘 출시되는 많은 차량들이 충전용 잭을 하나 더 탑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정작 내 차에는 없으니 포르테가 부러울 수밖에. ^^
넓은 시야각, 안정감 있는 시트
코너링할 때 몸의 쏠림을 막아주도록 디자인된 시트도 비교적 맘에 들었다.
그리고 포르테를 시승하면서 조수석에 아반테 오너인 친구와 동행하면서 포르테 시승소감을 물었더니 '시야가 넓어서 운전할 맛 나겠다'는 것이었다. 동급의 다른 차와 비교했을 때 시야가 넓다는 것을 사실 난 감지하지 못했다. Civic이 워낙 넓게 트인 시야를 제공하기 때문에 포르테와 별 차이를 못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동급의 다른 차들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넓은 시야를 제공하는 느낌이 들었다.
유럽형을 지향하는 서스펜션과 승차감, 그러나...
그런데, 막상 주행을 해보니 포르테의 승차감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살짝 패인 도로를 지나면서도 바퀴에 걸리는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었으며 딱딱한 서스펜션의 느낌이 나에게는 어필하지 못했다.
'승차감이 좀 딱딱한데? 양산형 차가 아니라서 그런가? 아니면 내가 스포츠카를 타고 있는 것인가?'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옆에 앉아있는 친구(아반테 오너, 여성)에게도 승차감에 대해 물었더니 마찬가지 의견이었다.
특히 안정감 있는 승차감을 제공하는 Civic에 익숙해진 나에게 포르테의 딱딱한 승차감은 좀 낯설었다.
익숙해지는 데에 시간이 걸리겠지 생각하며 하루 종일 달려봤지만, 그래도 승차감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없었다. 아무래도 양산형 차가 아니라 연구소에서 테스트하기 위해 만든 차라서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주행하는 데 아기 사자가 내는 듯한 '코르릉 코르릉' 거리는 소리가 미세하게 들렸다. 에어콘이나 라디오에서 나는 소리인가 싶어 모두 꺼봤지만 엔진에서 나는 소리인 듯했다. 소음인 걸까? 아니면 일부러 소리를 나게 한 것일까? 계속 들어보니 일반 소음과는 다른 듯하긴 했다. 그래서 시승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Civic의 소리도 유심히 들어봤는데, 마찬가지로 Civic도 엔진소리가 났다. 가속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였기에, 역시 난 Civic에 너무 길들여져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포르테는 스포츠카에서 나는 소리에 비하면 아주 조용한 편에 속했으며, 다만 그 소리가 낯설어서 처음에는 민감하게 들렸던 것 같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 보기로 했다! (제네시스 오너, 남성)
내가 포르테를 시승하면서 지나치게 Civic을 기준으로 평가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무래도 포르테가 아닌 차의 오너로서 포르테를 평가하기에는 자신의 차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평소 운전하는 차와 조금만 달라도 안 좋은 편견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많은 차를 시승해본 자동차 리뷰 전문가이자 제네시스 오너인 친구의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다.
자정이 되어 분당에서 친구를 만나 포르테 키를 건넸다. 포르테의 외부 디자인을 본 그는 디자인에 대해서는 'not bad', 무난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생각보다는 차체가 크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운전석 자리를 친구에게 내주고 나는 조수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차량이 거의 없는 도로를 한동안 달렸다. 급브레이크도 밝아보고, 순간 급가속도 해보고, 핸들도 이리저리 자유자재로 꺾어보고, 코너링도 해봤다. 아마 지난 주말에 정자역 근처의 차 없는 도로에서 음주운전 하듯이 왔다갔다 하는 포르테를 봤다면 아마 우리였으리라. ^^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승을 해본 그의 의견은 나와는 정반대였다.
"차 좋은데? 잘 나왔는데? 좋아!"
"어? 진짜? 승차감이 나쁘지 않아? 난 승차감이 좀 안 좋다는 느낌을 받았어."
"승차감이 안 좋다고 느낄 수 있는데, 요즘 추세가 딱딱한 서스펜션을 좋아하는 오너들이 늘어나고 있거든. 유럽형이라고 할 수 있지. 특히 스포츠카를 좋아하고, 속도감을 즐기는 오너들은 부드러운 승차감을 안 좋아해. 기아에서 의도한 것이라고 봐."
"일단 핸들이 가벼워서 좋고, 연비도 훌륭하고, 디지털 장비와 연동할 수 있는 부가 기능들이 웬만한 건 다 있네."
"그치...그건 나도 좋더라구. 순간연비 확인할 수 있는 게 참 좋은 것 같아. 눈으로 연비를 확인해 가면서 운전하면 경제적인 운전습관도 들일 수 있을 것 같아."
"그런데 제네시스랑 비교하는 건 무리겠지만 어때?"
"가격대비 성능을 따졌을 때 나쁘지 않아. 게다가 포르테를 보니까 제네시스에만 제공되는 부가기능들을 몇 가지 포르테에 적용시켜 놨네. 아이팟 연결 USB, 순간연비 확인, 블루투스 기능 같은 거 말이야. 게다가 스마트 키 디자인도 제네시스랑 똑같네. 키만 보면 제네시스라고 해도 믿겠어."
"물론 옵션사양이겠지만 제네시스보다 저렴한 차량에 이런 기능들이 들어가 있다는 게 소비자들은 좋아라 하겠지. 세라토 후속이라고 봤을 때 포르테, 잘 나온 것 같은데?"
"그래도 승차감이 좀..."
"딱딱한 승차감이 피곤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여기에 익숙해지면 딱딱한 것만 고집하게 돼. 부드러운 승차감을 오히려 싫어할 수도 있다구. 나이든 사람이나 여성들이 부드러운 승차감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요즘은 여성 오너들도 유럽형의 딱딱한 서스펜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
"아, 그리고 한 가지만 더 물어볼께. 코릉코릉 하는 소리가 나는데, 이건 일부러 그런 걸까? 내 차는 워낙 조용해서 이 소리가 거슬리거든."
"스포츠카가 지나가면 소리가 심하게 들리지?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운전할 때 적당한 엔진음과 배기음이 들리는 게 가속할 때 맛이 난다는 사람도 있어. 엔진음과 배기음이 듣기에 경쾌한 느낌이면 그건 좋은 소리인 거야. 일부러 그렇게 만든 거 같아.
Civic이 워낙 조용해서 현경 씨한테는 이 정도의 소리도 거슬리나 보네. 포르테의 엔진음과 배기음은 아주 경쾌하고 안정감을 주는 거야. 포르테는 스포츠 세단으로 보면 되겠다."
"광고는 럭셔리 세단이라고 하더라구. 럭셔리로 인지시키고 싶은 모양이야."
"장착되어 있는 걸 보면 럭셔리 세단이라고 주장할만도 해. 일단 제네시스의 일부 기능을 넣어둔 것만 봐도 그렇고."
나보다 더 많은 차를 타보고 평가한 친구의 의견이 나의 평가와는 반대였기에, 내가 범할 수 있는 일방적인 편견을 바로 잡아줘서 나로서는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었다.
(늦은 시간, 피곤했을 텐데 포르테를 운전해보고 평가를 해준 친구에게 감사의 인사를...^^)
포르테의 부가 기능들
그 밖에 포르테(시승차량은 풀오셥이었음)에는 17인치 휠, 후방감지센서, ODO(Over Drive Off) 기능, 자동잠금기능, 썬루프, 하이패스카드 내장 룸미러 등이 탑재되어 있으며 넓은 트렁크와 실내공간 등이 동급 차량에 비하면 우세했다.
특히 옵션 사양이긴 하지만 스마트키의 편리함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의 경우에는 가방 안에서 늘 차 키를 찾느라 차 앞에서 불필요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마트에서 장을 본 후 양손에 무거운 짐을 들고 가방 안에서 차 키를 찾아야 할 때에는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스마트키가 장착되어 있으면 몸에 지니고 있기만 해도 버튼으로 문을 열 수 있으며, 차 시동도 걸 수 있어서 편리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물론 차량 도난 사건도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말이다.
고급 승용차에 스마트키가 장착되는 건 요즘의 추세인 듯하다. 그런 점에서 포르테도 스마트키 장착을 옵션에서 선택할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든다.
어떤 사람들이 좋아할까?
포르테를 시승했다는 얘기를 하자 여기저기서 관심을 보였다. 포르테를 구입하려고 한다는 친구들도 많았다. 그 중에 여성들은 디자인이 마음에 들고 튼튼해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했고, 남성들은 아무래도 성능과 연비 등을 많이 거론했다.
이미 공개된 포르테에 대한 정보를 습득한 이들은 실제로 시승해본 시승자의 느낌이 어떠했는가를 가장 궁금해 했다.
앞서 말한 대로 이 차는 속도감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
자신의 첫 차를 구입하려고 하는 사람들,
디지털 장비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
주로 본인이 운전하게 될 차를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들,
스포츠 세단을 좋아하는 사람들,
연비를 1순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포르테를 선택하게 될 것 같다.
서비스 Tip _ 포르테로 운전하면서 찍은 동영상들
<포르테 시동걸기>
<포르테의 슈퍼비전 클러스터 및 순간연비 확인 기능>
* 동영상 부연설명 : 이 동영상은 엔진음과 배기음을 들려주기 위한 것보다 슈퍼 클러스터와 순간연비를 보여주기 위해 촬영한 것이다. 그러나 동영상 파일 용량이 너무 커서 용량을 줄이다 보니 영상 자체가 많이 깨져 순간연비 화면이 눈에 잘 안 들어오는 것 같다.
P.S. : 내부 인테리어가 완성된 상태가 아닌 시험운행차량을 시승했기 때문에 내부 사진은 공개할 수 없음을 양해바랍니다.
글 / 얼리어답터 조현경(minxeye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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