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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자동차도시, 아우토슈타트를 아시나요?

최창호 2009. 11. 6. 11:09

 독일 볼프스부르그에는 폭스바겐그룹이 만든 '아우토슈타트(Autostadt)'라는 거대한 자동차도시가 있습니다. 무려 25헥타르에 걸쳐 조성된 자동차 테마관인데, 1996년 4억3,000 유로가 투입돼 2년 만에 건설된 곳입니다. 쉽게 보면 폭스바겐의 자동차 출고장이죠. 하지만 단순히 방문해서 자동차를 인도받는 게 아니라 즐기는 출고장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공장 출고장에서 밋밋하게 완성차를 인도받는 우리와는 달라도 너무나 문화가 다른 셈이죠.

 

최근 아우토슈타트를 다녀왔습니다. 해마다 200만명이 방문하는 이곳에는 매일 약 5,500명이 찾아온다고 하더군요. 주말에는 1만5,000명이 넘게 온다고 합니다.

 

아우토슈타트는 크게 4가지 공간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다앙한 멀티미디어를 즐길 수 있는 콘체른포럼과 폭스바겐 차종의 출고를 기다릴 수 있는 거대한 출고장, 그리고 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전시관과 폭스바겐 역사관이 그것이죠.

아우토슈타트 본관(좌)과 환경존 실내 입구(우)입니다

 

환경존 1층에 마련된 어린이공간(좌)과 2층 환경존 입구 디자인관 내 자동차 클레이 모형입니다

 

그린에 대한 경각심 고취(좌)와 오렌지 하나를 재배하는데 필요한 물의 양(우)을 표시해 놓았습니다

 

 먼저 콘체른포럼(위의 사진 참조)에 들어서면 이른바 환경존을 구성해 놓았더군요.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각심과 어떻게든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한다는 것, 그리고 물도 아껴 써야 한다는 등 각종 환경에 대한 주의를 불러일으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면 매우 교육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제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 월드(kinder welt)’도 있어서 자동차, 또는 환경에 관한 다양한 실험과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출고장 입구(좌)와 실제 출고장 내부입니다

 

 

공장에서 생산된 차종이 출고 직전 보관되는 카 타워(좌)와 타워 내부입니다. 최대 800대까지 수용 가능하다고 하네요...

 

카 타워 꼭대기에 바라본 공장 주변 경관과 공장 내 모든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소(우)입니다

 

다음으로 폭스바겐 차종의 출고장(위 사진들 참조)은 사실 출고장이라기보다 거대한 쉼터가 맞는 얘기일 겁니다. 이 출고장은 카 타워(Car tower)라고 하는 보관소와 연결돼 있는데, 고객이 주문한 차가 생산되면 일단 카 타워로 수송이 되고, 인도될 때가 되면 카 타워에서 출고장으로 이동돼 차를 인도받게 됩니다. 카 타워는 높이가 있어 입장료를 받고 타워 꼭대기까지 태워주기도 합니다. 저도 탔는데, 볼프스부르그 시내 전경과 공장이 한 눈에 들어오더군요.

 

실제 페르디난드 포르쉐 박사가 소유했던 폭스바겐 타입 60(좌)과 박물관 1층 전경(우)

 

폭스바겐 역사관도 볼만했습니다. 폭스바겐 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 차종도 꽤 많더군요. 전시된 차 충 4대만 빼고 모두 운행이 가능한 실제 차종이라고 합니다. 복제가 거의 없다는 얘기죠. 그 말을 듣는 순간 ‘돈으로 치면 꽤 비싸겠다’ 싶더군요. ㅎㅎ 페르디난트 포르세 박사가 소유했던 차종도 있더군요...전시된 차종은 나중에 따로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각 브랜드 전시관인데, 왼쪽이 폭스바겐, 중간이 람보르기니, 가장 오른쪽이 세아트 브랜드관에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브랜드 전시관(위 사진들 참조)은 폭스바겐이 보유한 산하 브랜드 모두의 전시관이 따로 마련돼 있습니다. 폭스바겐을 비롯해 아우디, 부가티, 벤틀리, 세아트, 스코다, 람보르기니 등의 브랜드관이 있죠. 이 중 부가티 브랜드관에서 실버 베이롱을 보았고, 람보르기니기 브랜드관에는 무르시엘라고가 전시돼 배기사운드를 오디오로 들려주는 쇼도 보여주더군요. 귀청이 따가울 정도로 배기음을 강조한답니다. ㅎㅎ

 

투아렉이 30cm 물 웅덩이를 건너는 모습

 

아우토슈타트에는 투아렉 익스피어런스도 있습니다(위 사진 참조). 투아렉의 오프로더 컨셉을 적극 부각시켜 놓은 곳인데, 고객이 직접 운전하면서 다양한 오프로드 코스르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저도 직접 해봤죠. 투아렉의 주행모드를 4WD 로(LOW)에 맞춰 놓고 험로를 달립니다. 20도의 등판각을 오르고, 계단도 오르내립니다. 모래도 지나고, 30cm의 수로코스도 있습니다. 통나무 장애물도 있고, 시소도 있더군요. 사실 국내에서도 꽤 많이 경험했던 것이어서 새로울 것은 별로 없었지만 코스 자체의 길이가 꽤 되더군요. 그렇게 만들 수 있는 부지가 있다는 게 부러웠습니다.

 

아우토슈타트를 둘러보면서 한국의 자동차회사를 떠올렸습니다. 씁쓸하더군요. 물론 역사가 짧아 이런 생각을 하는 것조차 사치였다면 할 말이 없지만 공장 한 켠에서 차를 내주는데 그치는 출고문화는 조금 달라질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독일이 자동차에 있어 종주국을 자청하면서 앞서가는 것은 단순한 제품뿐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철학과 전통이 아닐까 합니다. 점점 비슷해지는 성능, 사양 등에 비춰 이제는 브랜드에 대한 철학과 역사 등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죠. 한국차가 제품 면에서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 있음을 인정받고 있는데, 이제는 우리도 단순한 판매에 그칠 것이 아니라 수준 높은 문화의 공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얼마 전 현대차가 뚝섬에 테마파크를 짓는다고 하던데 이왕 만들거면 독일인도 부러워 할 만한 자동차 테마관을 조성했으면 합니다. 그저 포니 몇 대 갖다 놓고 역사관이고 우기는 해프닝은 없었으면 좋겠네요...폭스바겐 아우토슈타트처럼 말이죠. ㅎㅎㅎㅎ

출처 : 자동차도시, 아우토슈타트를 아시나요?
글쓴이 : 드래곤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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